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메타(옛 페이스북)에 대해 왓츠앱 비즈니스 플랫폼에서 경쟁 인공지능 어시스턴트를 차단하지 말라는 잠정 명령을 내렸다. 이 결정은 생성형 AI 시장의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중대한 조치로 평가된다. 메타는 지난 2025년 10월 왓츠앱 비즈니스 API 접근 규정을 변경해 자사 AI 챗봇인 메타 AI만 플랫폼에 남도록 했는데, EU 경쟁 당국은 이를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판단했다. 이번 잠정 명령에 따라 메타는 5영업일 이내에 타사 AI 어시스턴트의 무료 접근을 복구해야 한다.
왓츠앱, AI 경쟁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
왓츠앱은 더 이상 단순한 메시징 앱이 아니다. 현재 전 세계 수십억 사용자가 개인 및 업무 커뮤니케이션, 고객 서비스, 전자상거래 등에 이 앱을 활용하면서, 이 플랫폼은 AI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핵심 채널로 자리 잡았다. EU 집행위는 왓츠앱이 유럽 소비자 메시징 앱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따라서 메타가 자사 AI만 허용하고 경쟁사를 배제하는 것은 시장 경쟁을 심각히 저해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오픈AI와 스타트업 승리…혁신 가속 전망
이번 결정은 오픈AI, 챗GPT 및 기타 개발사에게 큰 승리다. 접근이 재개되면 이들 기업은 왓츠앱 내에서 통합된 AI 경험을 다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들은 메타 AI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AI 어시스턴트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쟁이 혁신을 가속화하고 투자를 촉진하며 유럽 AI 시장의 기술 발전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메타의 반발과 EU의 강경 규제 기조
메타는 EU의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회사 측은 EU가 글로벌 대형 경쟁사를 지원하기 위해 메타에 왓츠앱 인프라를 무료로 제공하도록 강제한다고 주장한다. 메타는 이번 조치가 과도한 규제 개입이며 상업적 이용 기업에 비용을 전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브뤼셀이 구글,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의 반경쟁적 관행에 점점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EU가 최종 결정에서도 기존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글로벌 반독점 선례…다국 규제 기관 주목
이번 잠정 명령은 전 세계 AI 규제의 선례가 될 수 있다. 다른 지역 규제 기관들도 이 사건을 예의주시하며 플랫폼 기업의 자사 제품 우대를 막기 위한 유사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만약 조사 결과 메타가 유죄로 판명될 경우, 이는 2020년대 가장 중요한 반독점 결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이 사례는 왓츠앱의 미래뿐만 아니라 AI 경쟁, 디지털 플랫폼 접근, 기술 서비스 간 상호운용성에 대한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메타의 정책 변경과 EU의 조사 타임라인
EU의 이번 조치는 지난 2025년 10월 메타가 왓츠앱 비즈니스 접근 규칙을 변경하면서 시작된 조사에 따른 것이다. 당시 메타는 타사 AI 어시스턴트를 차단하고 메타 AI만 남겼다. 2025년 12월 유럽 스타트업과 독립 개발자들이 공식 불만을 제기하면서 정식 절차가 시작됐다. 2026년 2월 EU 규제 당국은 예비 결론에서 메타의 행위가 EU 경쟁 규칙을 위반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26년 3월 메타는 고액 수수료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접근을 재허용했으나, EU는 그 수수료가 사실상 금지와 같은 효과를 낸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EU는 드문 잠정 조치를 발동해 5영업일 내 무료 접근 복구를 명령했다. 위반 시 메타는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10%에 달하는 벌금과 추가 일일 과징금에 직면할 수 있다.
이번 결정은 왓츠앱 비즈니스 API가 AI 어시스턴트에게도 여전히 중요한 통로임을 보여준다. EU는 AI가 빠르게 진화하는 시장에서 권력 집중이 영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신속히 개입했다. 규제 당국은 메타 AI에 대한 독점을 허용하면 사용자 선택권이 제한되고 경쟁사 성장 가능성이 급감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